효경씨, 주일에는 그냥 멀리서 얼굴만 보고 지나다녔는데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하게 돼서 정말 반가워요. 우리 교회에 오신지 벌써 몇 년 되셨는데 신앙은 언제부터 갖게 되셨나요?
모태신앙이고요, 부모님과 외조부모님 등 온 가족이 크리스챤이세요. 아파서 학교 결석하는 건 허락하셔도 아파서 교회 결석하는 것은 허락하시지 않는 가정 분위기 속에서 자랐어요.
아 그러세요? 그렇게 되면 신앙적 방황이나 반항심? 좀 그런 것은 없으셨나요?
미국 생활을 오래했는데 그 때 신앙적인 방황(?)을 많이 했지요.
미국 생활은 언제 얼마나 하셨나요?
예중, 예고를 졸업하고 음대 진학 후 2년 쯤 되니까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면서 뭔가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미국의 존스 홉킨스 피바디 음악학교에서 2년간 공부했어요. 그런 후 한국에 돌아와 복학해서 학부 졸업을 하고 다시 미국의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이어서 보스턴대학 박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면서 전문연주자 과정으로 변경해서 수료한 후 귀국했어요, 어언 미국 생활이 10년이 넘었네요.
와우 그렇군요. 미국 생활이 긴만큼 가방끈도 기신 것 같아요.(웃음) 오랜 외국생활에 한국생활 적응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귀국 후의 생활은 어떠신가요?
집사님, 가방끈 긴 것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구요..(웃음)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귀국 후 부천시향이나, 앙상블 연주 등 크고 작은 연주활동을 한 3년간 계속 했어요. 그러다가 미학에 관심이 생겨 미학 공부를 새로이 해볼까 하다가 제가 아무래도 바이올린 연주 전공이다보니 기존의 클래식음악의 무대 형식을 깨면서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 중에 예술 정책 내지는 예술 콘텐츠 계발 등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성균관대학교 박사과정에 마침 입학해서 현재 3학기 째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적지 않은 나이인데요, 그냥 공부만 하고 있네요..(웃음)
야아, 정말 대단하시네요, 실력도 좋구요. 그런데 공부하시는 분야는 꼭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싶네요. 저도 클래식을 즐겨듣는 편인데요, 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에 비해 설자리를 자꾸 잃어가는 것 같고 특히 젊은 층들에게 문턱이 너무 높아지는 것 아닌가 해서요,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치가 분명 필요하다 생각되는데, 마침 그런 공부를 하고 계셨군요.
예, 새로운 예술 컨텐츠 계발 공부를 통해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타협점을 찾아가면서 아울러 클래식을 전공하신 많은 예술가분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드리고 싶은 소망도 있습니다.
효경씨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해서 좋겠지만 부모님께서는 효경씨 뒷바라지에 꽤나 힘드실 것 같은 데요? 바이올린 시작은 부모님 뜻이었나요?
예,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어머니께서 음악선생님이시라 딸만 넷인 저희 집에 모두 악기를 가르치셨어요. 그런데 끝까지 하고 있는 사람은 저뿐이네요. 음악을 전공하는 부유한 친구들에 비하면 두 분 모두 교육자시고 경제적으로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으셨을텐데 딸들이 결정해서 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밀어주시는 편이셨구요. 여성의 자아확립과 전문성개발, 사회진출을 퍽 강조하셨어요. 감사하게도 미국 유학 때는 거의 장학금 혜택을 많이 받았어요.
그루터기 교회는 어떻게 출석하게 되셨나요? 그루터기교회가 좋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부모님께서 출석하시는 남포교회를 꾸준히 다녔는데요, 귀국 후에 중 고동창생인 이혜로 자매가 “제믹”을 소개하면서 그루터기 교회에 몇 번 연주 활동 차 오게 되었어요. 그 때 교회가 주는 느낌이 참 좋았어요. “크리스쳔은 이러이러해야한다.”라는 것에 거부감이 많은 편이었는데 그루터기 교회는 그런 편견과 고정관념이 없는 것이 참 저에겐 좋은 점이에요. 지금도 목사님 그룹에서 성경공부를 하는데요, 목사님 설교와 성경말씀에 대해 자유로이 질문하면서 신앙적 의구심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고 있어요.
그렇군요. 말씀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사실인지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였던 베뢰아 사람들이 생각나네요. 마지막으로 기도 제목을 말씀해주세요.
지금 박사과정의 지도교수님과 좀 문제가 생겼는데 그 문제가 원만하게 잘 해결될 수 있기를 부탁드려요. 또 귀국한지 좀 되었지만 아직도 한국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좀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잘 어울리고 적응해 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크리스쳔들이 때로는 도교나 다른 이상 종교에 빠져드는 것을 한 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겠다던 효경 자매는 그래도 자신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는 주님께 즉시 납작 엎드려 “아버지”를 부르며 도움을 청하고 기도응답을 받는다면서 모태신앙의 힘을 이럴 때 절감한다고 합니다. 차도녀의 이미지와는 달리 알고 보면 순박하고 털털한 면이 많은, 편한 사람이라고 기사에 꼭 써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크게 활짝 웃는 그녀의 미소 속에서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효경씨의 오랜 기간의 학업을 통한 결실이 종국에는 우리나라 클래식계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게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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